Moon Young Lee

월간
 
최소주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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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되었다. 신문과 방송마다 크든 작든 정권의 잘잘못에 대한 평가를 내놓고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나 경제정책에 매겨진 점수는 가혹하다. 혹자는 F라거나 평가 자체를 아예 거부했다. 지난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푼이나 떨어졌다며(-.3%) 호들갑이다. 경제가 “폭망”했다는 것이다. 어느 금융기관 간부는 최저임금인상으로 조만간 정권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말 경제가 “폭망”했나?

지난 5월 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4푼이 노동고용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29푼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복지정책은 51푼이 잘하고 있고(33푼이 부정평가), 45푼이 각각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좋게 평가했다. 하지만 인사정책은 26푼만이 잘한다고 했고(50푼이 부정평가), 경제정책은 겨우 23푼만이 긍정평가를 내렸다. 응답자의 62푼이 경제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45푼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한다고 보았고 46푼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와 남북관계 개선 (14-16푼)이 긍정평가를, 민생 문제 (44푼)가 부정평가를 주도했다.

이런 평가를 접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인사정책이나 경제정책이 그토록 형편없었단 말인가? 수구세력이 “인사참사”라면서 비난을 쏟아냈지만 아무리 못해도 이명박근혜 정권에 비할까? 성인군자가 왔어도 트집을 잡아 망신을 주었을 것이면서 청문보고서가 어쩌니 낙마 비율이 어쩌니 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

수구세력들이 경제가 “폭망”했다며 내세우는 거시경제지표를 몇가지 살펴보자(아래 그림 참조). 국가지표체계(index.go.kr)에서 얻은 실질국내총생산성장률은 현재 박근혜 정권의 연장선에 가깝다. 특별히 치솟은 것도 바닥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다. 올해 1분기 성장율이 낮은 것도 지난 4분기 성장률이 높았던 탓이다.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수구세력이 그토록 “경포대”라고 비아냥거렸던 노무현 정권이 시장경제를 외쳤던 이명박근혜 정권보다 훨씬 나았다.

또 고용이 늘지 않았다고 아우성이지만 실업률은 김대중 정권 이래 3–4푼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요즘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고 하지만 “고용절벽”이라 할 수는 없다. 물론 노령인구의 일자리와 소득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이는 사회경제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다. 문재인 정권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지고 실업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볼 수 없다.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한국 경제가 어렵게 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경제가 “폭망”했다고 선동하고 저주하는 것은 지나치다.

Economy Growth Rate

최저임금인상과 자영업 위기?

흔히들 최저임금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규모는 OECD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자영업자 비중은 2001년 전체(취업자 +자영업자)의 28.1푼이었는데, 2010년 23.5푼으로, 2018년에는 21.0푼으로 꾸준히 내려왔다. 1인 자영업자 비중은 압도적이어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72–73푼이었다(국민일보 2017. 10. 7). 1인 자영업자는 최저임금과 관계가 없다.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2017년 기준으로 전체의 5.8푼(=21.3% X 27.4%)에 지나지 않는다. 임금인상 때문에 종업원을 둘 수 없을 지경이라면 문을 닫아야 한다. 시장 논리다. 경쟁력에 따라 자연스레 자영업 지형이 조정되어야 한다. 지금 자영업 문제는 최저임금인상보다는 경기둔화, 무분별 창업, 집세 등과 연관되어 있다. 게다가 인상된 임금이 시행되기도 전에 수구세력들이 자영업 위기를 운운했던 것은 여론조작에 가깝다. 요컨대, “경제폭망”이나 “좌파독재”는 염치없는 정치구호이다.

경제는 시대정신이 아니다

실물경제와 민생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재인 정권이 구현해야 할 시대정신은 아니다. 촛불혁명이 물었던 것은 “이게 나라냐?”였다. 입법, 사법, 행정부가 법에 따라 제대로 동작하도록 고치는 것이다. 특권과 반칙이 없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다. 국민이 번역기없이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평범함이다. 한마디로 나라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물론 경쟁력이 줄어들고, 실직자가 늘고, 빈부격자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급한대로 최저임금을 올리고 일하는 시간을 조정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은 합당한 조치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복지정책에 좋은 점수를 준 까닭이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성장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기간에 성장한 우리 경제는 규모도 크고 충분히 복잡해져 있다. 경제학자를 포함한 어느 전문가도 쉽게 답을 내지 못한다. 하물며 무역의존도가 높고 재벌의 갑질이 체질화된 경제임에랴.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지혜를 모아 경제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인내심과 긴 호흡이 필요하다. 새로움이 주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서로 의지하여 아픔을 나누고 격려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마음만 급해서 이리저리 뛰고 있고, 수구세력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대기업은 뒷짐지고 굿이나 보고, 국민은 청와대만 바라보고 입맛만 다시고 있다. 어차피 경제는 민간의 몫이다. 정부는 기업과 국민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질서를 제시해야 한다. 비정상을 바로잡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인용하기: 박헌명. 2019. 문재인 정부의 경제는 “폭망”했나? <최소주의행정학> 4(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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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5. 24 마지막 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