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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의 가치지향과 문제해결방식을 보라 PDF


월간
 
최소주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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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도자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공방이 치열하다. 대장동 개발과 고발사주사건이 휩쓸더니, 윤석열씨 장모와 배우자의 불법과 탈법이 몰아치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명씨 아들의 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졌다. 이씨는 대국민 사과로 머리를 숙였다. 예측할 수 없는 난타전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양비론이 고개를 쳐든다. 선량의 이성과 상식이 힘을 잃어가는 듯하다.

후보의 지향과 문제해결방식

선거는 후보자의 역량이 그 자리에 마땅한지를 따지는 일이다. 후보 각자가 자신의 장점을 호소하겠지만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의 의견을 묻는 것이다. 그런데 후보가 내거는 공약으로 역량을 가늠해서는 안된다. 공항건설이나 감세를 공약했다고 표를 준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정치를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짓이다. 나라의 일(정책)은 당시의 맥락과 환경에 따라 바뀌고, 또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평가해야 하는 것은 후보자의 가치지향과 그가 어떤 일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답을 내놓는 방식이다. 사람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가치지향과 문제해결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른바 시대정신이다.

후보자 식구들의 행적을 따지는 것도 후보의 가치지향과 일하는 방식을 알아내기 위함이다. 개인주의에 기반한 서구 사회와는 달리 왕조와 가족주의 전통을 이어온 우리 사회에서는 지도자와 식구들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공직과 관계없는 사생활을 시시콜콜 까발릴 수는 없다. 다만 과거에 저지른 잘못를 캐내어 비난하기보다는 그 잘못을 어떻게 책임졌고 어떻게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허물을 고쳤다면 더 나무랄 까닭이 없다.

흙수저와 법조 엘리트의 차이

이재명씨와 윤석열씨의 선거운동을 보고 있자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수구세력이 지배하는 운동장이고, 정권재창출보다 정권교체 목소리가 더 큰 구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욕을 먹는 판이다. 백신이 늦으면 백신없어 죽는다고 나자빠지고, 백신이 들어오면 백신맞고 죽는다고 악다구니다. 임기말 지지율이 40%를 오가는 문대통령도 사정없이 물어뜯긴다. 이씨의 허물은 부풀려 까발려지고, 윤씨의 허물은 순화되고 슬그머니 가려진다. 여당 후보는 맨발로 칼날 위에 서 있고, 야당 후보는 가죽신으로 꽃길을 걷고 있다. 선거판이 이렇게 기울어져 있는데도 여당 후보가 수구세력의 파상공세에도 밀리지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다.

이재명씨는 소년공 출신으로 비명문대를 졸업하고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흙수저다. 윤석열씨는 기득권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정통 금수저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민주세력은 능력을 내세우고 수구세력이 오히려 정의와 도덕을 강조하는 이상한 선거다. 기자회견과 토론회에서 드러난 두 후보의 역량은 다른 차원에 있다. 이씨는 노무현씨가 돌아온 듯 맨주먹으로 핵심을 찌르고 있다. 세상과 눈을 맞추고 진심으로 허물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자세다. 윤씨는 주 120시간 노동을 비롯한 1일 1망언을 이어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기득권의 인식을 드러냈다. 세상물정 모르고 아무렇게나 쏟아낸 말이 얼마나 사람들을 놀라고 허탈하고 힘들고 아프게 하는지... 어찌하여 매번 설화로 욕먹고 나서 취지랍시고 해명을 덧대는가... 과연 남의 말을 알아듣고 생각을 정리하여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는 한건지... 말로 싸우는 토론을 두려워하면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왕조시절에 최적화된 자세다.

윤석열만의 공정과 상식

수구세력은 이씨가 전과4범이며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다며 비난했다. 맥락을 뺀 악의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반면 윤씨는 기득권의 전유물같았던 일하는 능력 대신 공정과 상식을 내걸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기어이 정경심을 앞세워 조국을 발라냈고,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며 추미애씨를 치받았다. 정치중립과 공정한 법집행이라는 방패로 문정부를 부패하고 무능한 독재정권이라고 찍어내렸다. 그 여세를 몰아 반문정서에 올라탔다. “낭만자객”의 서사는 이렇게 장엄했다.

하지만 윤씨의 공정과 상식은 허무한 구호가 되었다. 조국일가를 도륙할 때 휘둘렀던 칼날에 베인 것이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을 베풀지 않은 업보다. 윤씨는 추장관이 자신에게 내린 징계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징계취소와 직무정지취소 소송에서 연패했다. 윤씨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무패행진을 이어오던 장모 최씨는 추장관의 지휘권발동 이후 재판에서 연패하고 있다. 3백억원대 은행잔고를 위조한 남다른 배포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통력에 그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장모인가 성모 마리아인가?

배우자 김명신씨는 줄리 의혹에 이어 허위 학력과 이력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자신의 이름자와 같은 학력에 어찌 논란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김병신”이면 과장인가? 한 획만 달라도 용납될 수 없는 사안 아닌가. 정경심씨는 표창장을 발행할 권한을 사실상 가졌고 위조할 이유가 없었지만, 김씨는 재직증명서를 발급할 권한이 없었고 위조해야만 하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 가짜박사 최성해씨의 교육자 양심은 증거로 삼고, 김씨를 알지도 못한다는 게임산업협회장과 사무국장의 진술은 못들은 척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조민씨의 실력은 고대에 입학하고도 남았지만 김씨의 실력은 쇼핑포함 5일짜리 연수조차 학력으로 적어야만 돋보인다. 밤늦게까지 줄리하느라 이력을 꾸미느라 바빠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공부할 시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김씨의 “Yuji”와 “姓明”은 최순실씨의 “공항장애”와 닮은꼴이다. 딱 그 수준이다. 그런데도 김씨는 기소는 커녕 압수수색이나 조사도 받지 않았다. 조국을 난도질한 서슬퍼런 법치와 정의는 대체로 어디로 갔단 말인가.

'니 죄를 니가 알렷다'

윤씨의 태도와 문제해결방식은 한마디로 “니 죄를 니가 알렷다”이다. 자신과 식구들은 잘못이 없고, 그래야만 하고, 여기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 천부의 특권이다. 법은 조국이나 일반 시민들이 지켜야 할 의무일 뿐이다. 직권남용이든 문서위조든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본이 안된 불경이다. 반역이다. 이것이 진리이고 자유민주주의다. 윤씨가 국민을 향해 삿대질하고 기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이유다. 떠밀려 사과하면서도 깨끗하게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이유다. 천민인 주제에 감히 성 안으로 들어온 이재명을 인정할 수 없다. 자신에게 시혜를 받아야 할 아랫것들과 어찌 말을 섞을 수 있단 말인가. 그의 가치지향이다.

하지만 세상은 윤씨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 그가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니 고치지 못한다. “에헴”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야당이 시끄러운 까닭이다. 그런데 조국이 정경심을 끌어안고 돌아오고 있다. 사모펀드 의혹은 이미 사라졌고, 검찰이 확보한 컴퓨터의 표창장 위조 증거력은 부정되었다. 그런데도 김건희는 방송에서 사과연애편지나 낭송하고, 정경심은 감옥에서 신음하고 있다. 윤씨가 자신이 파놓은 조국의 늪에 빠진 형국이다. 버둥거릴수록 숨통을 죄어올 것이다. 인과응보다. Sojeong

같이 읽기

인용: 박헌명. 2022. 후보의 가치지향과 문제해결방식을 보라. <최소주의행정학> 7(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