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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나? PDF


월간
 
최소주의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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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사회생起死回生 했다. 지난 달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어 구속위기에 몰렸으나, 27일 법원이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이 168명이고 여당이 111명인데, 다수당 대표를 체포하는 일에 149명이나 찬성표를 던졌다는 것이 놀랍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표를 사지로 몰았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에게 눈초리를 쏘아붙이고 있다. 배신자를 발본색원하여 응징하겠댄다. 여당에서는 법원이 “개딸”(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게 굴복했다며 게거품을 물고 있다. 이 모두가 막말이고 말폭력이다.

왜 그들은 찬성표를 던졌을까?

민주당 의원들이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까닭은 무엇일까? 검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수사했다고 믿었을까? 이대표의 결백이 못미더웠을까? 한동훈씨가 주절주절 읊은 “혐의별곡”에 감동해서였을까?

몇가지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대표가 주요 혐의를 인정한다면 당장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혐의를 부정하고 결백을 주장한다면 검찰과 법원의 태도를 따져봐야 한다. 검찰과 법원 모두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일을 처리한다면(경우 1) 이씨는 당당하게 검찰조사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임하면 된다. 최종 유죄가 나온다 해도 억울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이씨의 정치생명은 끝난다. 검찰은 공정한데 법원이 “밥”과 “앙심”으로 판단한다면(경우 2) 이씨는 불체포특권을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검찰이 불공정하고 법원이 정상이라면(경우 3) 특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영장이 기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과 법원 모두 공정하지 않다면(경우 4) 작정하고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니 특권으로 방어를 해야 한다. 법원이 복불복이라면 경우 1과 3을 각각 2와 4로 보고 대응하는 것이 위험관리상 안전하다.

검찰은 이대표를 2년동안 조사하여 하나씩 쪼개서 기소하고 있다. 특수부 검사 60여명이 압수수색만 4백건 가까이 했다는 소식이다. 먼지는 물론이고 분자, 원자까지 탈탈 털고 있다. 잡혀간 증인의 말은 오락가락이고 극과 극으로 바뀐다.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없고 언론에 흘러나온 피의사실만 넘처난다. 뇌물이든 배임이든 수백억 수천억을 들먹였지만 검찰은 물증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대표가 수천억을 흔적도 없이 먹을 만큼 재주가 탁월한 것인가? 이쯤되면 이대표의 결백이나 완전범죄로 결론을 내는 것이 상식이다. 탈탈 털어도 먼지나지 않은 놈이 있기는 한 모양이다. 이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죄의 유무와 별개로 사법살인에 가깝다. 측근을 인질삼아 정적을 함정으로 몰아가는 사냥이다. 피의자를 매달아 놓고 온갖 기술을 화려하게 펼치는 마구잡이 검찰권의 향연이다. 누군가는 죽어야 끝나는 잔치다. 참형을 피할 수 없는 범죄자라 해도 인간의 최소한은 지켜줘야 하는 법이거늘.

그냥 이재명이 싫은 것이다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이 모를 리 없다. 이대표를 중범죄자로 비난해온 여당도 맹탕인 수사결과에 실망했을 것이다. 이대표가 10원 한장 탐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검찰이 1원짜리 뇌물이라도 코 앞에 들이밀었어야 했다며 탄식했을 것이다.

비명계라는 사람들은 “이재명당” “사법리스크” “방탄정당” “팬덤정치” 등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강변한다. 김종민씨는 당을 하나로 모으고 통합해서 개혁을 이뤄야만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영장기각으로 구속리스크를 덜고 방탄정당이라는 오명을 벗는 계기가 되었으니 오히려 체포동의안 통과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얄팍한 궤변이다. 영장이 발부되었어도 똑같은 얘길 하면서 이대표에게 사퇴를 종용했을 것이다. 이대표가 물러나고 몇년 뒤에 무죄를 받는다 해도 나몰라라 할 자들이다.

참기 어려운 대목은 적의 언어를 빌어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짓이다. 팬덤정치라 했지만 이대표의 말을 안듣는 민주당 팬이다. 노무현·문재인씨 때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3김시절이란 말인가? 물론 극성스러운 과격과 난동은 자제해야 하지만 팬없는 정당이 존재할 수 있는가? 사법리스크라지만 정권(검찰)이 뒤집어 씌운 굴레이고 민주당을 옥죄는 덫이다. 굳이 회기중에 영장을 청구한 것을 보면 “방탄정당”은 그들의 작품이다. 이대표가 일을 안한 것이 아니라 검찰이 손발을 묶은 것이다. 이대표를 흔드는 자들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들의 정략에 놀아나 장단을 맞춘 셈이다.

김대중이 빨갱이라고 했으니 그를 잡아다가 안기부에 바쳐야 했었나? 문재인이 공산주의자라고 했으니 양산으로 우르르 몰려가 돌팔매질이라도 할텐가? 적이 두려워하는 동지를 하나 둘 내주면 그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비명계는 검찰에서 시비걸지 않을테니 행복하신가? 왜 당당하게 아니라고,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는가? 자신의 용기없음을 속이려 이대표를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어리숙해보여도 속내를 다 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결국은 이재명이 싫은 것이다. 7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대표가 된 사람을 검찰이 기소했다는 이유만으로 내치면 통합이 되고 개혁이 되는가? 누가 되든 비상대책위원회나 비명계에서 당을 이끌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 8할에 가까운 민심과 당심을 어찌 하려는가? 윤씨가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낙인찍었으니 이대표가 넙죽 엎드려 부형청죄負荊請罪해야 하나? 왜 이씨는 법에 나와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활용하면 안되는가?

"난놈" 이재명이 두려운 것이다

이씨가 천출賤出이기 때문이다. 검정고시와 비명문대 출신인 업보다. 성골·진골이 아님에도 사고와 능력이 출중한 죄다. 천출이 난놈이어서 당하는 곤욕困辱이다. 이대표가 물러난다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주겠다는 말은 노대통령이 사과하면 탄핵소추를 하지 않겠다와 마찬가지다. 야바위꾼의 달콤한 속임수다. 노씨처럼 이대표도 꼬임에 넘어가지 않고 상식을 택했다. 바보처럼 고난의 길을 자청해서 꾼들이 화가 난 것이다. 내년 선거에서 민의를 받들어 상향 공천을 할까봐 덜컥 겁이 난 것이다. 홧김에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질렀다. 어리석은 속물의 참모습이다. Sojeong

같이 읽기

인용: 박헌명. 2023. 왜 그들은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나? <최소주의행정학> 8(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