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Young Lee
처음 연혁 도움말 연락처 WP TS Steemit

윤석열의 쪽팔림과 하수인의 바보짓 PDF


월간
 
최소주의행정학





7

10

 
2
0
2
2

10

지난 달 21일 뉴욕에서 열린 제 7차 Global Fund Replenishment Conference에 초대받은 윤석열씨가 어이없는 실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거의 모든 언론사가 해당 영상을 보도했고 그 파장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과 의회를 욕보였다고 비난했다. 연이은 외교참사라 했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사적 발언, 날리면, 말리믄, 동맹훼손?

대통령실은 보도가 나가고 서너시간 뒤에 “사적 발언”이라며, 지나가면서 한 말을 누가 어떻게 녹음했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막 내용에는 토달지 않았다. 보도 후 15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난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며,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들어봐 달라고 호소했다. 배현진씨는 한술 더 떠 음성분석 결과라며 “날리면”이 아니라 “말리믄”이라고 했다. 윤씨는 뒤늦게 기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왜곡 보도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윤씨가 “이 xx”라는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하자, 여당 의원들은 비속어도 욕설도 없었다며 MBC에 떼거리로 몰려갔다. 언론인 출신들이 더 설쳐댔다. 민주당과 MBC가 짜고 자막을 조작하여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MBC에 협박편지같은 것을 공문이랍시고 보내 거칠게 보도 경위를 따져물었다.

"바이든"도 "이 새끼"도 "쪽팔려"도 들린다

과연 이렇게까지 세상을 시끄럽게 할 일이었을까? 녹음된 음성이 분명하게 들리지는 않아도 앞뒤 영상을 보면 누구나 자초지종을 알 만하다.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깨끗하게 사죄하면 될 일이었다. 경기침체에 먹고 사는 일도 바쁜 국민들이 무슨 듣기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이따위 허접한 소리를 몇번씩 들어야 한단 말인가? 하도 말이 많아서 동영상 몇가지를 들어보니 분명해졌다.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안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떻하나”

이렇게 들리는데 어쩌란 말인가? 윤씨가 아니라고 하면 다르게 들려야 하나? 허구헌날 자유를 들먹이던데 바이든으로 들리는 내 귀의 자유는 없는가? 위 문장에서 바이든을 "날리면"이나 "말리믄"으로 바꾸면 말이 되나? 민의를 대변한다는 입법부를 “이 xx”로 말하면 괜찮은가? 조작이고 왜곡이라면 원래 발언한 것을 제시하고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발화자인 윤씨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아직까지도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쪽팔린 건 윤석열씨 자신이다

나는 위와 같이 들었지만, 인간적으로는 윤씨를 이해해줄 수 있다. 영상을 보면 그럴 만한 정황을 알 수 있다. 그토록 한미혈맹을 강조했던 윤씨였지만 정작 바이든은 기계적으로 악수만 하고 지나쳤다. 박진씨를 앞세워 다시 바이든을 졸졸 따라다니다가 겨우 48초 눈도장을 찍고 내려왔다.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허탈하고 머쓱한 표정에 다 씌어 있다. 차마 분풀이는 못하겠고 일행들 앞에서 허세부리며 체면치레를 한다는 것이 좀 과했던 것이다.

“일을 뭐 이따위로 하냐, 이 새꺄. 이게 어떤 자리인데, 감히 니들이 날 물먹여? 겁대가리도 없이. 하여튼 기본이 안됐어, 기본이. 가오가 있지, 아우 쪽팔려”

아마도 윤씨는 위와 같이 분을 삭이고 싶었을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존심이 무참히 무너진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모멸감이다. 쪽팔린 것은 바이든이 아니라 바로 자신임을 윤씨는 알고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모냥빠지는 것은 참지 못하는 낭만자객아닌가. 철석같이 믿었던 큰형님께 푸대접을 받고 나온 두목이 아무것도 모르는 부하들 앞에서 “이런 빌어먹을” “등신같은 새끼” 등을 토해내는 영화속 장면이다. 그러니 단어 하나하나를 따져본들 무슨 소용인가. 외신에서 “이 xx”를 idiots이나 bastards나 f***ers로 썼지만 윤씨에게 차이가 없다. 어차피 입에 달고 살았을테니 의식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국회라 했든 의회라 했든 윤씨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굳이 바이든을 욕보일 이유도 의도도 없다. 그저 자신에게 실망하고 좌절하고 자책할 뿐이다. 그 누구에게도 미안하지도 않고 사과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이런 대통령의 참담한 마음을 몰라주고 눈치없이 일을 키운 MBC가 미울 뿐이다.

윤씨의 자기기만과 하수인들의 바보짓

하지만 공직자로서 윤씨는 최악의 상황을 자초했다. (1) 깜냥이 되지 못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선에서 이겼으니 자질과 품위도 정상급이라는 논리일까? 현실부적응이다. 이런 것은 누구나 본능으로 안다. 하물며 외교로 잔뼈가 굵은 바이든임에랴. 문재인씨와 윤씨의 근본적인 차이다. (2)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부인하고 화살을 다른 데로 돌렸다. 열등감인지 자기기만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영상을 확인했으면 바로 사과했어야 했다. 외교문제 아닌가. (3) 초짜가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지 않았다. 아직도 검사질에 훈계질이다. 평생 자유에 한이 맺혔는지 매사에 성의가 없고 제멋대로다. (4) 사람을 볼 줄도 쓸 줄도 모른다. 식구들이 온갖 의혹으로 시끄럽다. “공항장애”로 “컨펌”하는 최선생을 떠올린다. 실력이 아닌 연줄로 사람을 대충 데려오다 보니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멀쩡한 참모를 썼으면 대통령 멱살을 잡아서라도 대국민 사과를 시켰을 것이고, 거수경례라도 똑바로 하도록 수천 번을 연습시켰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일본 총리를 만나면 안된다며 막아섰을 것이다. 윤씨나 하수인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윤씨의 말 한마디에 “바이든”도 없고 “이 xx”도 없다며 게거품을 문 바보들이다. “바이든”으로 들린다는 자들은 MBC에 속아 한미동맹을 깨고 나라를 팔아먹는 반미매국노가 될 판이다. 검찰은 이심전심인지 MBC를 찔러보고 이재명씨를 만지작거린다. 감사원이 움직인다.

악한 정권의 자기비대화 증상이다. 무능하고 게으르고 천박하다. 잘못을 반성하고 수정할 용기도 없다. 세평은 품격이고 뭐고 꼴보기도 싫다는 것이다. 그동안 내외가 대통령 놀이를 원없이 한 셈이다. 자신을 삼키고 나라를 삼키기 전에 그만두기를 바란다. Sojeong

같이 읽기

인용: 박헌명. 2022. 윤석열의 쪽팔림과 하수인의 바보짓. <최소주의행정학> 7(10): 1.